영어 90점 이상만 받으면 1등급… 변별력 사라져 벌써 부작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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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학년도 수능부터 영어 절대평가제 도입
수험생 과도한 경쟁은 줄지만 상위 15~20%가 1등급 예상
수학·과학 등 과외 성행할수도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뀌어 수험생의 과도한 경쟁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현재처럼 '쉬운 수능' 기조가 이어진다면 전체 수능 응시자의 15~20%가량이 영어 1등급을 받게 돼 영어가 변별력이 거의 없는 과목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교육부는 현재 고등학교 1학년생이 치르는 '2018학년도 수능 기본계획'을 1일 발표했다. 이번 계획안의 핵심은 영어의 절대평가제 도입이다. 그동안 국어·영어·수학 등 수능 응시과목은 상대평가로 치러져 표준점수·백분위 등 응시자 간의 비교지표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18학년도 수능부터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뀌면서 9개 등급으로만 표기된다. 원점수가 90점 이상이면 1등급이고 80~89점은 2등급, 70~79점이면 3등급이다. 현행처럼 영어 문항 수는 45개, 1개 문항당 배점은 2~3점이다. 이에 따라 영어에서 4개까지 틀려도 1등급을 받을 수 있다. 지난 9월 모의평가 당시 이과생이 치르는 국어A와 수학B에서 1개만 틀려도 1등급을 받지 못했던 것과 확연히 차이가 드러난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영어에 절대평가를 도입함으로써 1~2개 문항을 더 맞히려는 수험생들 간의 경쟁은 완화될 것"이라며 "학교 영어 수업도 기존의 문제풀이에서 벗어나 말하기·듣기·쓰기·읽기 등 균형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방향으로 바뀔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입시기관들은 영어 과목의 변별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각종 부작용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영어에서 1등급을 받는 학생이 기존보다 4배 이상 늘어나 학생부와 논술 위주 선발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현재의 수능 난이도를 바탕으로 2018년 영어 절대평가 결과를 전망한다면 상위 16~23%가량의 학생이 1등급을 받게 된다"며 "영어는 변별력이 거의 없는 과목이 되면서 학생부와 논술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풍선효과'도 우려된다. 영어 사교육이 수학·과학 등으로 옮겨가거나 영어 심층면접 등 상위권 학생을 위한 과외교육이 성행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대학들이 논술고사에 영어 지문을 출제하거나 영어 심층면접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변별력을 키우려 할 것으로 보여 상위권 학생들의 사교육이 증가할 수 있다"며 "여기에 중학교에서 수능 영어를 마스터하기 위한 조기교육 열풍이 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2018학년도 수능에서 한국사도 절대평가로 치러진다. 한국사는 2017학년도부터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됐다. 2018학년도 수능시험일은 2017년 11월16일로 확정됐다.

강동효기자 kdhy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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