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세대보다 지금 아이들이 복잡한 금융상품을 접할 기회가 많아졌는데 학교 금융교육 내용은 여전히 미미합니다."
3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학교 금융교육 발전 방안' 심포지엄은 뼈아픈 성찰의 자리였다.
한국금융교육학회(회장 김종호)와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회장 김종창)가 이 행사를 공동 주최했다. 김종창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장은 "이 심포지엄이 우리나라 금융교육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성장통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을 정도다.
김경모 경상대 교수는 "고등학교 공통사회에서 생애주기에 따른 금융설계는 '인구'라는 개념에 연계돼 있다"며 "별도 '경제'와 '실용경제' 과목이 있지만 금융교육은 여전히 선택과목"이라고 지적했다.
학년별·과목별 교육현장 실태를 발표한 임하순 광운중학교 교장은 "금융교육은 단순히 학생들 금융지식을 높이자는 것이 아니고 국가 경쟁력 강화"라며 "초등학교 사회나 실과 과목부터 금융교육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 내용이나 자질 면에서 천차만별인 강사 수준을 높이고 공적 인증제도를 마련하자는 주장도 이어졌다.
천규승 KDI 박사는 "대부분 금융교육 형태로 진행하는 학교 밖 경제교육에서 연간 수백 명의 비공인 민간 인증 강사가 난립하고 있다"며 "금융교육의 본질적 목적에서 벗어나 일자리 창출사업 등으로 내용이 왜곡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일 시대에 대비해 남한 지역 금융 이용자는 물론 북한 지역의 잠재적 금융 이용자까지 감안한 금융강사 공적인증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했다.
토론회에서 오흥선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 사무국장은 "교육 기관이나 강사 능력에 따라 연수 프로그램이 천차만별"이라며 "프로그램을 표준화하고 전문적인 금융교사를 양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축사에서 "새로 도입되는 중학교 자유학기제도나 초·중·고교의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한 다양한 체험형 금융교육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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